2026. 8. 22.

시어머니의 매일 아침 안부 카톡, 사랑일까요 부담일까요?

오늘은 자식과 며느리를 향한 마음이 너무 커서 오히려 서운함을 안고 오신 분들을 위한 이야기예요.

'사랑하는 며느리'에게 안부 카톡 보내는 장면.  꽃 사진과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렴" 같은 다정한 아침 인사, 그리고 오늘의 날씨 정보를 카톡으로 보냈지만 아직 읽지 않아 숫자 '1'이 남아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안경 쓴 어머니의 모습.

혹시 아침마다 자녀들에게 안부 카톡 보내고 계신가요?

주변에 이렇다는 부모님들 참 많이 계시죠. 한 어머니는 아침마다 아들 부부에게 카톡으로 좋은 글귀와 인사말을 보내신다고 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하는 다정한 말과 함께, 예쁜 꽃 사진이나 날씨 알림까지 정성껏 챙겨 보내시는 거죠. 며느리에게도 하루가 멀다 하고 안부를 묻고, 반찬은 뭘 해 먹었는지, 아이는 잘 크는지 살갑게 묻습니다.

처음엔 아들도 며느리도 “네~” 하고 웃으며 답장을 잘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답장이 점점 늦어지고, 나중엔 읽고도 답을 안 하는 날이 늘어갔다고 해요. 어머니 입장에서는 당연히 서운하시겠죠. 사랑해서 보낸 마음인데, 돌아오는 건 침묵뿐이니 속이 상하실 만도 합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스마트폰으로 다정한 안부 카톡과 좋은 글귀를 정성껏 작성하는 어머니의 모습

어머니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카톡 하나하나에는 정말 깊은 사랑과 그리움이 담겨 있어요. 자식이 독립해 나가고 얼굴 볼 일이 없어지니, 그 헛헛함을 안부 인사로 채우고 싶으셨던 거지요. 그런데 말이죠, 받는 자식과 며느리의 입장에서는 이 마음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요.

매일 아침 울리는 알림, 매번 성실하게 답해야 할 것 같은 묘한 압박감. 긴 좋은 글귀를 다 읽고 나서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를 억지로 매일 짜내야 하는 피로감까지 생길 수 있거든요. 부모님의 깊은 사랑이, 받는 쪽에서는 어느새 매일 반복되는 ‘숙제’나 ‘일’처럼 느껴지게 되는 셈입니다.

시어머니의 안부 카톡을 받고, 알림이 잔뜩 쌓여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 곤란한 표정을 짓고 한숨을 쉬는 며느리

특히 며느리라면 그 부담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어요. 안 그래도 조심스럽고 어려운 시어머니와의 관계인데, 답장 타이밍 하나, 단어 선택 하나까지 신경 써야 하니 부담이 배가 되니까요. 사실 이런 어긋남은 서로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부모님 세대와 지금의 자식 세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세대에서는 자주 연락하고 챙기는 것이 가장 큰 애정 표현이라 배웠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서로의 일상에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배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똑같은 카톡 한 통을 두고도, 보내는 사람은 사랑이라 여기고 받는 사람은 부담이라 느끼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자녀의 답장이 오지 않는 텅 빈 채팅방 화면을 바라보며 쓸쓸하고 섭섭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어머니

그렇다면 부모는 이런 마음을 아예 딱 접어야 하는 걸까요?

절대 아닙니다. 다만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을 조금 더 가볍게, 그리고 매일 하던 횟수를 조금 줄여보자는 의미예요.

사실 저 역시 며느리로 살아본 사람이라서, 양쪽의 마음을 참 잘 압니다. 제 아이가 다섯 살 무렵이었을 때, 제가 퇴근하고 현관문을 여는 그 찰나의 시간에 신기할 정도로 정확히 시어머니 전화가 매일 걸려왔었거든요. 처음엔 반갑게 뛰어들어가 받았지만, 매일 하는 통화라 특별한 할 말도 없는데 좀처럼 끊어지지가 않았어요. 시부모님은 이미 저녁을 드시고 여유로운 시간이셨겠지만, 저는 이제 막 겉옷을 벗고 저녁을 준비하며 아이를 돌봐야 하는 전쟁 같은 시간이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현관문 열 때 울리는 전화를 피하게 되더라고요. 죄송하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온 자식에 대한 약간의 배려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제 딸에게는 반대로 해주었습니다.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문자도 전화도 먼저 하지 않았어요. 대신 이렇게 말해두었죠. “우린 오늘 하루 종일 각자 나가서 열심히 살 거야. 그리고 저녁이 되면 집에 와서 또 만날꺼야. 그러니까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굳이 연락할 필요 없어. 엄마도 안 할 테니까, 넌 학교에 가서 최선을 다하고 저녁에 웃으며 만나자.” 성인이 된 지금도 꼭 필요한 연락만 하고, 나머지는 직접 얼굴을 보고 나누는 편이랍니다.

짧고 다정한 문자 한 통을 보내고 홀가분하게 미소 지으며 창밖의 따뜻한 오후 햇살을 바라보는 어머니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표현은 딱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 볼까요?

매일 아침 보내는 정성스러운 장문의 글귀 대신,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밥 잘 챙겨 먹고 다녀라” 하고 짧은 한 줄을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짧은 한마디로도 부모님의 찐한 애정은 충분히 전달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카톡을 보내고 나서 답장을 기다리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자식들은 삶의 한가운데서 치열하게 사느라 누구보다 분주한 하루를 버텨내고 있으니까요. 답이 늦거나 아예 없어도 서운해하지 않는 것, 그것도 아주 멋진 사랑의 한 방식입니다.

며느리에게는 더 넉넉한 여백을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어도 다 묻지 않고, 걱정되는 것이 있어도 다 말하지 않는 것. 그 침묵과 기다림이 오히려 며느리에게는 ‘나를 있는 그대로 믿어주시는구나’ 하는 깊은 편안함으로 다가갈 거예요. 관심을 아예 거두라는 말이 아니라, 그 빈도와 방식을 자녀들의 삶의 속도에 살짝 맞춰보자는 거랍니다. 진짜 훌륭한 사랑은 상대방이 내게 먼저 다가올 수 있는 빈자리를 남겨두는 데서 완성되는 법이니까요.

자식도, 며느리도 부모님의 그 크고 따뜻한 사랑을 결코 모르지 않아요. 다만 그 사랑이 ‘매일 해야 하는 숙제’처럼 다가올 때 숨이 조금 찰 뿐이지요. 오늘부터는 부모님의 깊은 마음은 그대로 두시되, 표현은 딱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 보시면 어떨까요?

여러분은 자녀나 며느리, 사위와의 관계에서 관심과 참견 사이, 그 아슬아슬한 균형을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여러분만의 지혜로운 노하우가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들려주세요. 다음 시간에 또 함께 나누어보겠습니다. 여백을 남겨두는 것도 사랑입니다. 그 너그러운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한결 가볍게 시작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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