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논어 명언 중 하나인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 하나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안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의 이 문장,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과연 공자의 어떤 마음가짐이 이런 깊은 깨달음을 낳았는지, 그의 평소 태도를 알 수 있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예를 다 안다는 사람이 왜 자꾸 물었을까? (공자의 태묘 일화)
공자는 젊은 시절부터 예(禮)를 깊이 공부해서, 서른 즈음엔 이미 노나라 안에서 ‘예를 아는 사람’으로 이름이 자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라의 큰 제사를 지내는 ‘태묘(太廟)’라는 곳에서 의식을 돕게 되었습니다. 역대 임금들의 위패를 모신 더없이 엄숙한 곳이었기에, 사람들은 당연히 공자가 모든 절차를 막힘없이 척척 해낼 거라고 기대했지요.
그런데 정작 태묘 안으로 들어선 공자의 행동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릇 하나를 놓을 때도 “이건 어디에 두는 것입니까?”, 절차 하나를 넘어갈 때도 “이 순서는 어떤 뜻입니까?” 하고 옆 사람에게 하나하나 물어가며 움직였던 겁니다. 마치 태묘에 처음 와본 사람처럼 말이지요.
아는 것과 묻는 것은 반대라는 착각
예를 그렇게 잘 안다는 사람이 자꾸 묻기만 하니,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저 사람더러 예를 안다고 했는가? 태묘에만 들어오면 저렇게 매사를 다 묻는구먼.”
은근한 비웃음이 섞인 말이었지요. 사실 사람들이 그렇게 수군거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 자꾸 묻는 모습을 보면, ‘저 사람이 잘 몰라서 저러는구나’ 하고 은근히 낮춰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아는 것과 묻는 것이 정반대라고 여기는 그 마음이 그날 태묘 안 사람들에게도 있었던 겁니다.

결국 한 사람이 다가와 대놓고 묻습니다. “그대가 예를 안다고 소문이 자자한데, 어찌 이곳에서는 아이처럼 하나하나 다 묻기만 하는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순간, 공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이렇게 답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예이다.”
공자는 안다고 여기는 순간 더는 묻지 않게 되고, 묻지 않으면 그 자리와 그 사람만이 가진 진짜 뜻을 놓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묻고 확인하며 상대를 존중하는 것, 그것이 공자가 생각한 진짜 ‘예의’였던 겁니다.
삼인행필유아사가 주는 삶의 지혜
태묘에서 보여준 공자의 이러한 태도는 단지 제사 절차를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한없이 낮추어 배우려는 자세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가짐은 훗날 제자들에게 남긴 유명한 가르침으로 이어집니다. 바로 그 유명한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인데요.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안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중 잘하는 사람에게서는 좋은 점을 배우고, 못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를 돌아본다.”
대단한 성인군자가 아니라,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평범한 세 사람 중에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반드시 배울 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나이 들수록 왜 묻는 게 더 어려워질까
돌이켜보면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를 묻는 일에도, 남을 눈여겨보는 일에도 참 인색해지기 쉽습니다.
“이 나이에 그것도 모른다고 하기가 민망해서”, 혹은 “저런 사람에게 배울 게 뭐가 있겠어” 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잡거든요. 하지만 공자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음에도 기꺼이 몸을 낮추어 물었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며 자신을 가다듬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나보다 어리다고, 나보다 경험이 적다고 여겼던 사람에게서 뜻밖의 지혜를 얻은 적이 있으신가요?
새로 이사 온 젊은 이웃이 알려준 생활 꿀팁 하나에, 나보다 늦게 일을 시작한 후배의 세련된 방식에 고개를 끄덕였던 순간들 말입니다. 결국 나보다 못하다고 여겼던 사람 앞에서도 기꺼이 마음을 낮출 때, 비로소 진짜 배움이 시작됩니다.

마무리하며 : 세상 모든 사람이 나의 스승이 되는 순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묻는 것도 지켜보는 것도 결국은 자신을 낮추는 부드러운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나이가 든다고 해서 저절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살아가는 매 순간 느낍니다.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 말처럼, 내 경험치가 전부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조금 더 많이 묻고 살아야겠습니다.
나와 함께 길을 걷는 그 누구에게라도 배우겠다는 겸손한 마음. 낮추어 묻고, 낮추어 지켜볼 때 세상 모든 사람이 우리의 스승이 됩니다.
오늘 하루도 여러분 곁을 스쳐 지나가는 소중한 배움의 인연들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 글로 다 전하지 못한 깊은 이야기, 눈이 즐거워지는 풍성한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