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사이가 더 좋아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늘은 은퇴후 부부들이 흔히 겪는 서먹함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정년퇴직 후, 오히려 낯설어진 부부
얼마 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편이 정년퇴직을 하고, 이제 하루 종일 아내와 한 집에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좋았습니다. 젊은 시절엔 서로 얼굴 볼 시간도 없이 바빴으니, 이제라도 함께 있을 수 있어 다행이라 여겼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소한 것들이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남편은 텔레비전 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밥을 먹고 나면 곧장 소파에 가서 누웠습니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보며 잔소리가 늘었고, 남편은 그 잔소리가 듣기 싫어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 종일 같은 집에 있으면서도 정작 나누는 말은 “밥 먹어라”, “알았다” 정도가 전부였지요. 삼십 년을 함께 산 부부인데, 요즘 들어 자꾸 낯설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내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서먹해질까
사실 두 사람 다 서로를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 같이 살아서 서로를 다 안다고 생각한 것이 문제였을지도 모릅니다.
“말을 안 해도 알겠지”, “굳이 표현 안 해도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 그 마음이 쌓이면 대화가 점점 줄어들고, 서로의 마음은 짐작만 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그 짐작이 자주 틀린다는 겁니다. 사랑하는 마음도, 미안한 마음도 마음속에만 담아두면 상대방은 전혀 모릅니다.
이건 부부 사이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식과의 관계도 다르지 않죠. 다 큰 자식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어도 “말해봐야 뭐하나” 싶어 삼키고, 자식은 부모 마음을 헤아리면서도 낯간지러워 표현을 미룹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속에서만 오가는 애정과 미안함은, 겉으로 보면 그저 무심한 사이처럼 그대로 굳어 버립니다.

쓸데없는 말이 사이를 살립니다
저도 살아보니 그렇더라고요. 아무리 사랑하는 마음이 크고, 미안한 마음이 깊어도, 말하지 않으면 그건 그냥 제 마음속에만 있는 겁니다. 상대방한테는 내 마음이 보일 리가 없죠.
그런데 그 말이라는 게, 평소에 거의 나누지 않다가 갑자기 하려면 참 어색하고 쑥스럽습니다. 매일 작고 짧은 말, 별 가치 없어 보이는 가벼운 말이라도 자주 나누는 사이가 되어야, 그런 말도 쉽게 나옵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쓸데없는 친절한 말, 별 의미 없이 예쁜 말, 가볍고 살가운 농담을 자주 주고받아야 더 친해집니다. 회사에서 업무로 만난 사이라면 필요한 말 외에는 감정을 굳이 나누지 않죠. 하지만 부부든, 자식이든, 오랜 친구나 형제든, 가까운 사이일수록 오히려 쓸데없는 예쁜 말을 더 많이 나눠야 합니다.

저희 남편은 반백 살이 넘는 저에게 가끔 “자기가 제일 예쁘다!”거나 “오늘 일하는데 진짜 자기가 보고 싶더라”라고 한마디씩 툭 던집니다. 거짓말인 줄 저도 알죠. 이젠 예뻐 보일 나이도 아니고, 연애하는 것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보고 싶었을 리가 있나요?
그런데 그 실없고 예쁜 농담 한마디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고, 남편을 다시 한 번 쳐다보고 웃게 되더라고요.
거창한 대화가 아니어도 됩니다. 함께 드라마를 보면서 “저 배우 연기 참 잘한다” 한마디, 청소를 같이 하며 나누는 잡담, 밥상을 함께 차리면서 오가는 몇 마디. 이런 사소하고 가벼운 대화들이 쌓여야 그 사이에서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같은 말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틈이 생깁니다.

오늘 저녁, 작은 말 한마디부터
오래 함께한 사이일수록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착각을 내려놓고, 오늘 저녁엔 작고 예쁜 말 한마디 건네보시면 어떨까요. 밥상을 치울 때, 설거지할 때, 티비를 볼 때 함께 나누는 몇 마디로도 충분합니다.
작은 부탁 하나라도 말로 건네보시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표현해보세요. 저도 늘 가슴에 새기고 노력한답니다.
예쁜 말 한마디의 노력으로 여러분도 저도 모두 더 없이 평안한 날들이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여러분은 가까운 사이인데 무심해졌다 싶을 때, 어떻게 다시 가까워지셨나요? 댓글로 들려주시면, 다음 찻집에서 또 나누어보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마담제페토,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 오늘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장면들과 함께 영상에 담았습니다. 편하게 감상해 보세요~!
